허정무 감독의 세가지 판단미스

축구이야기 | 2008/06/09 08:38

허정무 감독은 요르단과의 원정 경기에서 크게 세가지 변화를 줬다. 하나는 정성룡의 선발 출장이고, 둘째는 안정환의 교체 출장이고, 마지막은 후반 3-5-2로의 포메이션 변화이다. 그런 변화는 지난 홈 경기에서의 잘못된 분석에 비롯된 잘못된 판단에서 온 것이다. 이런 판단은 비록 경기는 이기긴 했지만, 지난 경기보다 못한 경기력을 낳았고, 다음 경기에 대한 불안만 가중되었다.

허정무 감독의 세가지 판단 미스는 이러하다. 첫번째, "이기고 있을 땐 잠궈야 한다."이다. 사실 지난 경기엔 잠궜어도 됐지만, 잠그지 않아도 됐을 경기였다. 최근 경기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좋은 공격 페이스였고, 한골만 더 넣으면 상대 경기 의지를 꺾어버릴 좋은 찬스도 많았다. 다소 무리한 탓에 페이스 조절이 늦었고, 역습시 침착하지 못해서 먹은 골들이었다. 긴장을 늦추지 않고, 침착하게 막았더라면 먹지 않았을 골이었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은 잠그지 않아서 졌다는 생각에 오범석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박주영이 성공시킨 뒤 후반들어 3-5-2 포메이션으로 바꾸고 잠그기에 들어갔다. 말이 좋아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한 공격이지, 그냥 잠그기였다. 양 윙백의 오버래핑은 없었고, 이영표마저 이정수로 바꾸는 지극히 수비지향적인 전술이였다. 결국 잠그기엔 성공했다. 하지만 경기력은 참혹했다. 강팀을 상대로 이런 전술을 펼쳐서 이겼다면 칭찬해주고 싶지만, 상대는 요르단이고, 월드컵 3차 예선이다. 앞으로 남은 경기들이 걱정스럽다.

두번째는 "김용대가 아니었으면..."이다. 앞서 이운재의 사면 요청이 읋은지에 대해 말했듯 김용대의 잘못도 있었지만, 두골의 실점은 수비진 전반의 문제였다. 하지만 김용대를 대신해 부상 중인 정성룡이 나왔다. 전반 초반 결정적인 선방을 해주는 등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골문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손가락 부상 탓인지 다소 깔끔하지 못한 볼처리는 있었지만, 어쨌든 성공적이였다. 하지만 지난 경기 이후 이운재를 언급하는 성급한 언행으로 김용대나 다른 선수들에겐 상처가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김용대는 골키퍼로써 다소 젋은 나이에 실패를 맛봐야 했다. 개인적으론 컨디션 문제만 아니라면 김용대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줬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번째는 "안정환은 조커로 나와야 한다."이다. 지난 경기에서 동점골을 허용한 뒤 안정환을 빼고 고기구를 투입했다. 결정적인 한방을 염두한 교체였지만, 고기구는 이렇다 할 슈팅 기회도 잡지 못한 채 경기를 끝냈다. 그 후 허정무 감독은 '그 때 안정환이 조커로 나왔다면...'과 같은 생각을 한 듯 하다. 결국 원정 경기에서 안정환은 후반 20분이 넘어서야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위치도 다소 어정쩡했다. 잠그기로 마음먹은 상황에서 무슨 생각으로 투입한지 의중을 알 수 없었고, 안정환의 활약도 미비했다.

지난 경기 안정환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이번 경기 역시 체력적인 부담만 아니라면 같은 위치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은 비기거나 지고 있을 때는 염두해 둔 탓에 안정환을 아꼈다. 다득점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는다는 생각보단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안정환을 아껴두자란 생각이었다. 이 역시 승리로써 보상받을 수 있을지언정 성공적인 전술은 아니었다. 지난 경기에서 안정환이 보여줬던 날카로운 패스와 경기 조율은 박지성에게서 볼 수 없었고, 이청용과 박지성이 보여줬던 좌우 흔들기는 설기현의 부진과 이근호에 편중된 공격으로 단조로움을 가져왔다.

이러한 판단에서 비롯된 전술 변화는 승점 3점으로 보상받을 수 있겠지만, 늦은 밤 티비 앞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에겐 참담함과 실망감을 선사했다. 이런 참혹한 경기력이, 과연 한국이 월드컵 3차 예선에서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보여야 할 전술이었는지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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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mayspider.com BlogIcon 메이스파이더 | 2008/06/09 09:4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욕먹을 각오하고 한국축구에 대해 한마디 묻겠습니다. 왜 한국축구는 (히딩크때 제외하고) 50년전이나 30년전이나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문전처리 미숙, 힘없고 나약한 수비조직, 패스미숙, 체력부족, 생각없는 로버트들과 같은 플레이들이 되풀이 될까요, 참 궁급합니다.

    • Favicon of http://badnom.com BlogIcon w0rm9 | 2008/06/09 17:00 | PERMALINK | EDIT/DEL

      각오까지 하지 않으셔도 다들 공감할껍니다. 아직까지 시스템이 성적위주의 학교시스템이라서 그런듯 합니다. 유소년 클럽 위주로 흘러가야 발전하는데 말이죠.

  • Favicon of http://blog.naver.com/fivecmp BlogIcon 한국축구 | 2008/06/09 11:4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전 울 나라 축구의 문제점은 패스의 속도라고 봅니다.
    축구를 함에 있어서 가장 기본기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우리나라의 패스의 속도는 너무 느립니다.
    수비 입장에서 봤을때 패스가 어디로 가는지 눈에 보이고 생각까지 할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줄수 있는 속도죠.
    그러다 보니 수비하는 입장에게 시간적인 여유를 주고
    그러다보니 공간을 만들어낼수가 없다고 봅니다.
    공간을 만들어낼수가 없다보니 공격은 답답해지고
    골은 안 나오게되는거겠죠???
    그러다 간혹 상대의 개인기와 탄탄한 기본기에 의한(이번 요르단전만 봐도)
    역습에 의해 위험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더군요.
    (솔직히 축구는 요르단이 더 잘하더이다.)

    또 하나 문제점은 중거리슛의 부재로 봅니다.
    우리나라 국대 경기보면 중거리슛 거진 때리지 않습니다.
    때리면 감독에게 혼날꺼같아서인지 슛하지 않더군요
    그렇게 되면 상대방은 오히려 더욱 페날티 앞 골대쪽으로 집중되는 모양새일꺼고
    결국 공간이 안나서 골이 안 나는거죠
    10번의 슛 기회중 중거리슛은 3번정도는 나와야 할듯 보이는데요
    개인기로 인해 상대선수를 제칠수 없다면 중거리슛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 Favicon of http://badnom.com BlogIcon w0rm9 | 2008/06/09 17:01 | PERMALINK | EDIT/DEL

      아무래도 트래핑이 좋지 못하다보니 빠르고 강한 패스를 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편이 받기 좋은 패스를 주로 넣어주니 말이죠. 중거리슛은 김두현 선수가 들어오면 가끔 때릴 것 같기도 하네요^^

  • RageG | 2008/06/09 11:45 | PERMALINK | EDIT/DEL | REPLY

    한국축구 조금이라도 잘되었다면 그걸 천년만년 우려먹는 아닐함과 나태함이 가장 큰 문제겠지요. 그나마 히딩크 덕에 많이 벗어난듯 했으나...허정무 감독께서 다시 원상복귀 시키셨습니다. 브라보!!!

    • Favicon of http://badnom.com BlogIcon w0rm9 | 2008/06/09 17:02 | PERMALINK | EDIT/DEL

      2002년의 영광에 안주한 탓이 큰 것 같네요. 아직도 2002년의 주축들이 대표팀의 주축이니 말이죠. 새로운 인재들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네요.

  • 앤드류 | 2008/06/09 11:50 | PERMALINK | EDIT/DEL | REPLY

    ㅋㅋㅋ 눈팅족이 리플달고 갑니다.
    한국축구는 외국인이 감독해야 고질적인 파벌싸움에서도 벗어나고
    또 국내감독들은 왜그런지는 몰라도 전술적인 면에서
    외국인 감독들만 못한것 같더라고요.
    암튼 허정무호 출발부터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결과도 그렇고 희망이 제로 입니다.
    한국국가 대표의 수준이 걱정 스럽습니다.

    • Favicon of http://badnom.com BlogIcon w0rm9 | 2008/06/09 17:03 | PERMALINK | EDIT/DEL

      아직 허정무호가 6개월 밖에 안됐으니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만약 최종예선 마저 흔들거린다면 해외파 감독을 다시 불러들여야 할 겁니다.

      주변의 코치나 한국 축협의 입김에 흔들리지 않는 뚝심있는 감독으로요

  • 나그네걸음 | 2008/06/09 12:10 | PERMALINK | EDIT/DEL | REPLY

    글 잘읽었습니다. ^^ 눈팅만 하고 갈려다가 오리가 하두 꽥~ 꽥~ 하는게 구여버서리~~

  • 나후리 | 2008/06/09 12:2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원래 실력이 그것밖에 안되는것을 어떻하나
    돌파력 0 볼키핑력 0 패스정확도 0 패스스피드 0
    요르단이 훨씬 잘하던데
    한국축구의 특징인 백패스와 뻔한 공력패턴과 어쩔줄몰라 수비
    가 잘 드러난 경기였다.
    이런 후진축구는 월드컵에 안나가는것이
    전세계 축구팬들의 즐거움을 위해서
    또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서 좋을것이다

    • Favicon of http://badnom.com BlogIcon w0rm9 | 2008/06/09 17:05 | PERMALINK | EDIT/DEL

      너무 비하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자꾸 강팀과 붙어보다보면 늘겠죠^^

  • 밤늦게 | 2008/06/09 13:52 | PERMALINK | EDIT/DEL | REPLY

    밤늦게 축구 보면서..정말 답답했더랬죠..
    그냥 속으로 차라리 져라져라..그랬는데...
    그래야 한국 축구 정신 차릴까요?
    아니면 아무리 그래도 똑같아 질까요...

    • Favicon of http://badnom.com BlogIcon w0rm9 | 2008/06/09 17:06 | PERMALINK | EDIT/DEL

      이미 아시안컵에서 크게 당했는데도 아직까지 뭔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네요. 재미있고, 강한 축구를 봤으면 좋겠네요.

  • terry | 2008/06/09 14:50 | PERMALINK | EDIT/DEL | REPLY

    나날이 한국축구는 욕막 먹어 가는군요
    히딩크의 러시아는 피파랭킹 24위로 껑충뛰어오르고
    우리 한국 축구는 점차 랭킹이 떨어져만 가는군요
    물론 랭킹이 다 가 아니지만 점점 떨어진다는것은
    안봐도 한국축구의 격이 떨어지고 실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안타깝네요 2002년의 함성과 열기가...

    • Favicon of http://badnom.com BlogIcon w0rm9 | 2008/06/09 17:06 | PERMALINK | EDIT/DEL

      사실 예전 피파 랭킹이 뻥튀기가 좀 있었죠^^;
      지금 정도가 딱 한국 수준의 순위인 것 같습니다. 사실 유럽, 남미, 아프리카에 강팀들이 워낙 많으니 말이죠.

  • 나나나 | 2008/06/09 16:54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갠적으로 .. 허감독이 선수들에게 무엇을 지시하고 훈련하는지 직접 한번 들어보고 싶다.....궁금해서리...

    • Favicon of http://badnom.com BlogIcon w0rm9 | 2008/06/09 17:07 | PERMALINK | EDIT/DEL

      공개훈련 할 때는 경기장 개방하는 것으로 압니다. 한번 구경가 보세요^^

  • 진짜 | 2008/06/09 17:3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어떤 님 말대로 정무씨 한테는 위닝 하나 사줘야 합니다.

  • 무명씨 | 2008/06/09 19:17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갠적으로 봤을 때 전체적으로 기본기가 떨어지는 국대에게 A매치 사흘전 소집은 무리라고 봅니다. 전술도 중요하고 정신력도 중요하겠지만 아직 우리 선수들의 개인 경기력으로 봤을 때는 조직력 강화만이 살길입니다.
    기본적인 패스조차도 안되니... 요르단전에서 우리 선수들 축구공이 아닌 탱탱볼도 공차는 느낌을 받았다면 과장일까요?

    • Favicon of http://badnom.com BlogIcon w0rm9 | 2008/06/09 22:37 | PERMALINK | EDIT/DEL

      개인 능력이 뒤떨어지다보니 조직력이 더 중요한 시점이죠. 하지만 해외파도 많고, K리그 일정도 있으니 2002년 처럼 여유있게 호흡 맞출 시기는 다시 오기 힘들 듯 합니다.

  • vg | 2008/06/09 21:26 | PERMALINK | EDIT/DEL | REPLY

    당신 공이나 차봤어?
    입으로 공은 많이 차봤겠지?
    당신이 축구보는 눈이나 있을까?
    요르단은 약체가 아니다 .
    눈이 있다면 알겠지만 팀웍도 좋고 개인기도 좋았다.
    반면에 한국팀은 개인기는 다 있으나 호흡이 맞지 않았다.
    그상항에서 최선을 다해 이긴것이다.
    사실 져야할 상황인것이다.
    감독잘못이 아니다.
    여러가지 상황적인 결함으로인한 언발란스이지.
    제발 남탓하지 마라.
    그리고 잘난척 하지 마라.
    개뿔도 모르면서 비평을 하나?
    보는 사람 우습다.

    • Favicon of http://badnom.com BlogIcon w0rm9 | 2008/06/09 22:38 | PERMALINK | EDIT/DEL

      이젠 요르단한테 지는게 당연할 정도로 한국이 약해졌나요? 감독만 탓하는게 아니라 감독의 선택이 최선이 아니었단걸 말하는 겁니다. 발로도 공 많이 찹니다^^

  • Favicon of http://ripley.co.kr BlogIcon comodo | 2008/06/10 03:3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언제부터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PK로 넣은 다음에 잠그기에 치중했는지 정말 답답하더라구요. 우리나라의 현실이 이것밖에 안되나.. 하는 자괴감이랄까? 가득하더라구요 휴,

    • Favicon of http://badnom.com BlogIcon w0rm9 | 2008/06/10 19:54 | PERMALINK | EDIT/DEL

      아무리 원정이라도 1:0 패널티 킥으로 잠그는 심했죠. 그 늦은 시간에 축구보는 팬들 생각도 좀해 줬어야지 말이죠.

  • Favicon of http://www.bluenikon.com/tc/haru BlogIcon haru | 2008/06/10 07:2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상대적으로 아시아의 축구가 예전보다 발전을 했다고 하지만

    정말 보면서 답답에 짜증이 나는 경기였습니다.

    승점 3점을 챙겼는지 몰라도 정말 국민들한테는 미움을 받는군요.

    그날 안그래도 방송상태가 좋지않아서 썩 좋지 않았는데 경기까지 그러니..

    차라리 지거나 비기더라도 시원시원하게 화끈한 경기였다면 전 도리어 만족을 했을법한데...

    안타깝습니다....우리나라가 요르단을 상대로 이렇게 까지 해야하는 나라인지.

    • Favicon of http://badnom.com BlogIcon w0rm9 | 2008/06/10 19:55 | PERMALINK | EDIT/DEL

      그렇죠. 지금 국민들 눈높이는 아시아 듣보잡들은 다득점으로 이기고, 이란, 사우디, 호주, 일본 등을 상대로 화끈한 경기를 보여주길 바라는 정도죠.

  • Favicon of http://youngkyoung.net BlogIcon 영경 | 2008/06/10 18:12 | PERMALINK | EDIT/DEL | REPLY

    4-3-3 전술은 왜 이렇게 전 불안한지 모르겠습니다.
    중원에서 조금만 압박이 가해지면 공격이 안풀리고 역습은 역습대로 다 먹혀 가슴을 쓸어내리곤 해요.
    요르단이나 중동 팀들의 실력이 상승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우리 실력이 뒤로 가진 않았다고 전 믿고 있습니다.
    감독의 전술과 선수들의 대화죠. 늘 지적되어오고 있지만 안되는 점이기도 하죠ㅋ

    • Favicon of http://badnom.com BlogIcon w0rm9 | 2008/06/10 19:56 | PERMALINK | EDIT/DEL

      우리나라 김남일-조원희의 중원은 괜찮은데, 다른 부분은 좀 부족해 보여요. 듬직한 수비에 중원의 압박, 빠른 윙, 결정력있는 슛팅을 언제쯤 볼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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